도검난무/글

루프물 보고싶다

시라데유 2021. 3. 10. 12:00



도플갱어를 마주치면 곧 죽는다던데 츠쿠모가미에게도 해당되는 일일까? 원래라면 불가능했을 일이지만, 이 시대에는 또 다른 자신을 마주치는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같은 과거, 같은 이름, 같은 얼굴. 그럼에도 신기하게 자신이 아는 남사는 알아볼 수 있었다. 주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잔뜩 널브러진 슬리퍼들 사이에도, 신어보면 자신의 것이라는 걸 알 수 있는 것과 같다고 한다. 함께한 시간이 그를 알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자신이 있었다. 당신들과의 모든 추억들은 저편에 남아 이제는 누구도 기억하지 못한다. 누구도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아니, 사실은. 이제는 영영 모르는 사이가 되어버렸다는 것을 애써 잊으려해본다. 더 이상 내 주인이 아닌 사니와에게 말을 걸고, 더 이상 동료가 아닌 남사들에게 경계를 받으며, 당신의 혼마루에 받아달라 고개를 숙였다. 안다. 그 곳에는 이미 내가 있다. 그럼에도 내 눈물에, 마음약한 사니와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받아주었다. 잠시간의 임시체류였다. 그걸로 충분했다.

어렵사리 받아들여졌음에도 본성에서의 나날은 순탄하지 않았다. 사니와는 어색해했고, 남사들은 여전히 경계를 숨기지 않았다. 그 중 가장 심한 것은 또 다른 나였다. 본인인 만큼 본능적으로 뭔가를 느꼈는지도 모르지. 최대한 피하기는 했으나 사사건건 부딪힌 결과 칼부림이 벌어졌다. 과거의 나를 쓰러뜨리는 거야 쉬웠지만 그러지 않았다. 느슨히 잡고 있던 본체가 부딪혀 튀어올랐다. 소리를 듣고 놀란 사니와가 달려온다.진지하게 하지 않은 것을 눈치챈 그가 표정을 왈칵 구겼다.

너, 목적이 뭐야

처음에는 그저 앞으로 벌어질 참사를 막고 싶었다. 나는 사색이 되어 입을 틀어막았다. 처음에는? 그럼 지금은 다른 걸 바라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묵묵부답에 혀를 차는 그를 말리며 사니와는 나를 일으켰다. 손질방에 가자. 힘없이 따라 걷자 사니와가 덧붙였다.

이번에 도움패는 쓰지 않을거야

기다려줄테니 고민이 있다면 이야기 하라는 의미였다. 타인이 되어도 변하지 않은 주인의 향취에 나는 문득 어디에도 없는 추억에 젖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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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귀찮아진 후레오타쿠 뒤는 대충 쓴다)

혼마루 괴멸이 원인인데 이거 2회차라서 루프남사도 원인을 모름 수리실에서 내 원래 본성은 역수자의 습격으로 괴멸했고, 다음으로 여길 노리고 있다는 걸 알아냈다는 식으로 돌려서 설명. 사니와는 수긍하고 루프남사의 이야기를 참고삼아 대비함.원인은 사니와가 원해서 구하고 있던 도검...으로 위장한 역수자의 트로이목마. 그 검을 출진에서 얻어오면 본성의 위치를 특정당하고 공격당하게 됨. 본래 드롭되지 않는 맵에서 드롭된것이 복선. 그 도검을 얻는 날 축하연이 열리지만 루프남사는 기시감을 느낌. 똑같았음.그리고 연회중. 게이트가 강제로 열리고...역사는 반복되어...

3회차가 시작됨. 루프남사는 불안해서 돌아다니고 있었던 탓에 게이트가 열리기 시작한게 어디서부터였는지 목격함. 하지만 트로이목마라고 바로 연결짓지는 못하고 '사니와방의 무언가'가 문제라는 결론을 내림.이번에도 첫번째 습격까지는 말했음. 하지만 두번째는 설명이 곤란하지 '사니와의 방에 무언가'라니 그게 뭔데. 결국 그 무언가는 혼자 찾는데, 그 모습을 들켜서 추궁당하고 변명해서 위기는 넘기나 사니와방에 갈 수 없게 감시당함. 그리고 다시 트로이목마가 혼마루에 들어오고...

4회차. 루프남사는 습격시점의 공통점을 알아챔. 정확한 시기는 다른데 그 도검을 드롭한 뒤에 일어났던 거임. 이제야 생각해보면 그 도검을 그 출진지에서 발견한 것 자체가 이상함.

이 추리를 사니와에게 말해둠. 도검으로 위장해 본성에 가져가게 만들고 그걸 매개로 문을 열어 습격하는 것 같다고 그리고 이번에는 그 도검을 발견하고 돌아온 뒤, 전원이 무장하고 기다리는 상태에서 조사해봄. 그리고 이상한 것이 맞다는 판단하에 정부에 보고한다. 그렇게 해결되는 것 같았음.

5회차.
트로이 목마가 없는데도 습격이 일어남. 사실 루프란 거의 시간소행과 같기 때문에 루프남사가 거기 있는 한 경계가 약해지는 거임. 하지만 루프남사가 거기 없으면 트로이 목마로 괴멸하게 되는 딜레마...근데 루프 남사는 아직 모르니까 원인을 알지 못한채 몇 회차 정도 반복할듯

N회차
그럼에도 결국 진상에 도달한 그는...
결국 아무리해도 결론을 바꿀 수 없음을 깨닫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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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거.. 트윗복붙)
근데 이장르에서 루프물이면 범죄잖어...역사개변을 모의하다니 앗 젠장 사니와 살리려고했는데 루프 들켜서 혼파망되기.

나는 역사를 지키기 위해 사니와가 되었어. 너는 지금. 우리의 적과 같은 일을 하겠다는 거잖아

울것같은 기분으로 사니와에게 설득 당해서 원래의 역사대로 지내지만, 마지막에 마지막에서야, 사실은 조금 무섭다는 말을 하기

있잖아. 여기서 네게한테 '고맙다' 고 하는건 원래의 역사에 없는 일일까? 이걸로 공범이네.

하고 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