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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검난무/글

조각글 뻘글

by 시라데유 2020. 4. 27.

이어지지 않음

1.

주인님에게는 저말고 다른 이마노츠루기가 있었어요! 이마노츠루기는 이케다야에서 부러졌다고해요. 주인님은 티내려고 하지 않지만, 종종 저를 보며 그 이마노츠루기를 떠올린다는걸 알아요. 가끔 생각해요. 두번째는 결코 첫번째를 뛰어넘을 수 없는건지. 그치만요? 저는 그 이마노츠루기랑 다른걸요! 수행도 다녀왔거든요! 어때, 대단하죠-? 이런 제가 부러지면 주인님은 첫번째보다 슬퍼해줄까요? 그래도 주인님이 슬퍼하는 건 싫-어-! 궁금하지만 이런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겠죠. 괜찮아요! 할수있어요!

저는 주인님만의 검인걸요

-
2.

그는 어느날 사니와로써 부적절한 생각을 하고만다.

'우리가 지키는 역사는 정말로 올바른 역사인가?'

불에 데인 듯 화들짝 놀란 그는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근시인 카 슈 키요미츠와 눈이 마주친다.

"주인, 무슨 일 있어?"
"아니, 아무 것도 아닙니다"

알았다! 졸았구나? 하고 장난스럽게 묻는 카슈에게 그는 어색하 게 웃어보였다.

-

3.

혼마루의 정경은 때때로 변한다. 혼마루에만 있어 답답할 사니와나 도검남사를 위한 정부의 배려라 고 하지만 차라리 외출을 늘려주면 좋겠다.예쁘기 야 하지만. 이번의 정경은 백합이 가득 핀 전나무 숲이었다.

"마치 요괴라도 나올 것 같은걸"

예를들면 텐구나, 키츠네라던가. 이런, 전부 이미 혼마루에 있었군. 하는 시덥잖은 생각을 하며 업 무에서 도피를 시작했다. 백합을 따다 꽃꽃이를 해도 좋을 것이다. 뿌리를 캐서 먹어도 되겠고, 아 니면 그냥 바라보며 차나 한잔해도 좋겠지. 그래, 다도실에 가볼까. 결국 아예 붓을 내려두고 자리 에서 일어섰다.

다도실로 가는길에는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심지 어 누구라고는 안하겠지만 한 명은 있겠지 싶었던 다도실도 비어있었다. 홀로 주섬주섬 물을 끓이며 오늘따라 혼마루가 조용하다는 생각을 했다. 다과 까지 꼼꼼히 챙기고 마루에 나왔다. 고요함이 고 고하게 자리잡는다. 어딘가 서늘한 느낌에 차를 한모금 머금었다.

한동안 가만히 차를 마시고 있으니 백합 향에 머리 가 멍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나저나 정말, 다들 어디간거지. 오즐 출진은 누구더라. 저 멀리 불꽃이 하늘거렸다. 혹시 저기 있는걸까? 찻잔을 내려두고 한발짝 내딛었다.

"-- 괜찮아?"
"어? 카센?"
"아까부터 멍하니 말도 다 무시하고"
"무슨 말했어?"
"키츠네가 나온거같아"
"원래 있었잖아?"
"숲에"
"다들 그거 잡으러 간거야?"

카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그래서 이렇게 조용했구나.

"나 방금 홀렸던걸지도?"

카센은 경악하더니 위험하다며 키츠네가 잡힐때까 지 외출금지령을 내렸다. 주인은 난데.

"다들 언제쯤 올까?"
"글쎄, 오래 걸릴 거란다"